다음 주면 추석 민족 최대의 명절 한가위입니다. 그런데 기뻐야 할 명절이 스트레스를 불러오는 ‘고생절’이 된다고 하지요. 생각해보면 마음먹기에 따라 고생과 스트레스가 될 수도 있고 행복한 명절이 되기도 합니다. 우리의 마음을 깨끗하게 해야 하겠습니다.

행복은 소유에 있지 않고 존재에 있다고 하지요. 많이 갖고 많이 소유하려고 애쓰기 보다는 자신의 마음을 “사랑하고 베푸는 마음”으로 바꾸어야 하겠습니다.
「꽃들에게 희망을」이라는 책에 이런 이야기가 있습니다. ‘나비가 되는 것은 나비가 하늘을 훨훨 날아다닌다고 나도 위로 올라가면 된다고 생각하는 것은 잘못이다. 나비가 되려면 고치가 되어야 한다. 고치는 자신의 죽음을 받아 들여야 한다.’ 사람도 위로 올라가려고만 합니다. 사회적 승진을 위해 목숨을 바칩니다. 거기에 행복이 있다고 믿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생각하는 소유와 건강, 명예 등은 위로 올라가면 저절로 얻어지고 거기에 행복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나비가 되기 위해서는 먼저 고치가 되는 죽음이 선행되어야 합니다. 포기와 끊음을 받아 들여야 합니다.

예수님의 삶은 바로 이 포기와 끊음입니다. 구원자 예수님은 자비와 사랑이신 하느님 아버지의 뜻을 이루려고 십자가에 달려 죽으셨습니다. 우리도 예수님을, 그분의 삶을 받아들이면 인생의 스트레스는 신비롭게 행복이 됩니다.

그런데 우리가 사랑하기로 결심했다 하더라도 종종 엇나가는 수가 있습니다. 초식동물인 소와 육식동물인 사자 이야기가 있습니다. 둘은 죽도록 사랑했습니다. 그리고 결혼을 했습니다. 둘은 최선을 다해 사랑하기로 약속을 했습니다. 소는 최선을 다해 자기 입맛에 딱 맞는 맛있는 풀을 날마다 사자에게 대접했습니다. 사자는 싫었지만 참고 먹었습니다. 고기를 먹고 싶었지만 소를 위해 참고 풀을 먹었습니다. 한편 사자도 최선을 다해 소에게 날마다 고기를 소에게 대접했습니다. 소는 괴로웠지만 참고 먹었습니다. 사랑하려고 애를 쓰면 쓸수록 둘의 사랑은 더욱 힘이 들었고 꼬여갔습니다. 참는데 한계가 있었습니다. 그러나 문제를 풀려고 하면 할수록 문제가 커지고, 마침내 소와 사자는 크게 다투고 끝내 헤어지고 말았습니다.
헤어지면서 서로에게 한 말은 “나는 최선을 다 했어 ......”였습니다.

어디에 문제가 있었는지요? 분명 둘은 최선을 다 했습니다. 그러나 자기식대로 최선을 다했을 뿐이었습니다. 사자는 소의 마음이 되어, 소는 사자의 마음이 되어 각기 풀과 고기를 줬어야 했는데 자기식대로 최선을 다했을 뿐이었습니다. 자기 위주로 생각하는 최선, 상대를 못 보는 최선은, 최선을 다 하면 할수록 최악을 낳고 맙니다. 진정한 사랑은 상대의 마음을 읽고, 상대가 원하는 방법에 따라 사랑하는 것입니다. 그렇게 하도록 예수님은 가르치셨습니다.

자신을 비우지 않고 하는 사랑은 자기 자신을 사랑할 뿐입니다. 그러니 인간적 사랑을 벗고 하느님의 사랑을 지녀야 합니다. 이렇듯 존재의 변화가 행복에 이르는 길입니다.

그러면 자기중심적인 사랑을 하느님의 사랑으로 바꾸는 길은 무엇일까요? 십자가의 성요한은 깔멜의 산길에서 “새가 노끈으로 묶여있다. 하지만 노끈이 아무리 가늘더라도 그 새는 날수 없다.” 라고 했습니다. 피조물에 대한 집착은 비록 그것이 가늘더라도 그 노끈을 끊지 않는 한 하느님께 날아오를 수 없는 것입니다. 피조물이 주는 즐거움에 대한 애착에서 벗어나라는 말씀입니다. 우리를 하느님께로 날지 못하게 하는 그 노끈은 세상 안에서 모든 즐거움과 기쁨을 찾으려 하는 것을 말합니다. 육체적인 오관을 즐겁게 해주는 것들, 비록 죄가 아니라 하더라도 그와 같은 즐거움이라면 무조건 추구하는 것을 말합니다. 그리고 이렇게 말합니다. “허용된 즐거움을 무엇이나 즐기는 자는 허용되지 않는 것도 즐기려 한다. 허용된 즐거움을 끊을 수 있는 자는 허용되지 않는 것도 끊게 된다.”

여기에 대해 성인은 두 가지를 말합니다. 첫째 “네가 그것들을 찾으면 찾을수록 그것들을 더 얻지 못하리라.” 인간의 욕망은 무한하여 채우기는 불가능하다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차라리 욕망을 없애는 것이 낫다는 것입니다. 둘째 “네가 이 길을 통해서는 결코 그 산에 도달할 수 없으리라.”
참 행복이 있는 곳, 하느님께 나아가기 위해 우리가 어떻게 변화되어야 할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