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도교 영성의 길

“예수 그리스도의 삶을 닮는 것이 그리스도교 영성의 길입니다. ‘예수 그리스도가 내 안에 그리고 우리들 한 가운데에 현존하신다’는 믿음을 진정성 있게 살아가는 것, 이것이 예닮 영성에서 이야기 하는 신앙 생활의 길입니다. 이는 복음 안에서 그분 자신을 만나 우리의 생각과 감정과 행동이 그분께 동화되는 것입니다.”

위의 글은 「가톨릭영성 아카데미 물이솟는샘」 사업계획에서 밝히고 있는 영성의 길의 일부입니다. 「가톨릭영성 아카데미 물이솟는샘」후원회 미사를 봉헌하면서, 복음 안에서 우리의 생각과 감정과 행동이 예수 그리스도께 올곧게 동화되기를 간절히 바라는 마음입니다. 또한 특강을 준비하면서 여러분들과 함께 그리스도 예수 안에서 드러난 하느님의 사랑을 온전히 믿는 믿음으로, 믿는 바 행하는 모든 것이 성령 안에서, 성령을 통해서 이루어졌음을 감사하며 찬미하고 싶습니다(요한3, 16-21참조).
이 찬미와 고백이 제 자신뿐 아니라 우리 모두에게 우리들 가운데 현존하시는 예수 그리스도를 드러내는 일이기를 바랄 뿐입니다.

오늘 저는 사도 바오로의 테살로니카 신자들에게 보낸 첫 번째 편지 5,16-24의 말씀을 묵상하고 싶습니다. 저의 묵상 지향은 계속 그리스도와 함께하는 사람이 될 수 있는 길이 무엇인지를 알아차리는 것입니다.

먼저 사도 바오로가 테살로니카 신자들에게 보낸 첫 번째 편지 5,16-18의 말씀을 기억하고 싶습니다.

“언제나 기뻐하십시오. 끊임없이 기도하십시오. 모든 일에 감사하십시오. 이것이 그리스도 예수님 안에서 살아가는 여러분에게 바라시는 하느님의 뜻입니다.”(1테살 5,16-18).

아타나시우스 성인은 그의 『축일 서간집』에서 사도 바오로의 이 말씀을 다음과 같이 묵상하고 있습니다.

“자신이 무엇을 하고 있는지 생각해 보지 않는 사람은 죄에서 돌아서서 의로운 삶을 살아갈 수 없습니다. 경건한 행동으로 바르게 회복하고 나서야 실제로 믿음의 보상을 차지할 수 있습니다. 믿음의 보상이란 바오로 사도가 ‘믿음을 위하여 훌륭히 싸워’(1티모 6,12) 지니게 된 믿음의 화관을 말합니다. 이 화관은 모든 사람을 위해 준비되어 있습니다. 옛 성인이 그랬듯, 경건함에 관한 이런 관상과 실천이 우리에게 익숙한 일이 되어야 합니다. … 바오로 사도는 이렇게 이릅니다. ‘언제나 기뻐하십시오. 끊임없이 기도하십시오. 모든 일에 감사하십시오.’”

사도 바오로는 그리스도와 함께하는 사람이 될 수 있는 길이 무엇인지를 가르쳐 줍니다. 그것은 우리의 기쁨과 기도, 그리고 감사가 우리에게 주어진 성령께 끝까지 매달리는 데서 비롯됨을 알려줍니다. 성령의 불을 끄지 말라는 사도 바오로의 말씀은 우리는 죄로 하느님을 슬프게 하지 말라는 뜻으로 기억할 수 있습니다. 그러기에 언제나 기뻐하며, 끊임없이 기도하고, 모든 일에 감사하는 우리의 일상의 생활은 빛으로 나아가지 않게 하는 유혹과 악의 힘을 거슬러 빛을 향해 나갈 수 있게 합니다. 또한 사도 바오로의 권고는 우리 모두에게 자신이 믿는 바 그 믿음이 하느님의 사랑에서 시작되었음을 고백하며 살아가게 합니다.
다시 한번 사도 바오로의 테살로니카 신자들을 향한 5장 19절에서 24절의 말씀 가운데 몇 구절을 되뇌어 보고 싶습니다. 이 성경 말씀은 신앙 생활의 면면을 살피게 하고 하느님께로부터 오는 구원에 대한 희망을 굳건히 해 주기 때문입니다.

“성령의 불을 끄지 마십시오. 모든 것을 분별하여, 좋은 것은 간직하고 악한 것은 무엇이든 멀리하십시오”(1테살 5,19.21-22)

우리의 일상 생활에서 이 말씀을 받아들이며 살아가는 우리의 노력은 하느님께서 오늘도 우리를 창조하고 계심을 믿게 합니다. 그리고 하느님께서 오늘도 나 자신을 나와 함께 창조하고 계시다는 사실을 경험하게 합니다. 이 믿음과 경험 속에서 우리는 “모든 것 안에서 하느님을 발견하며 살아갈 수 있습니다.

사도 바오로의 테살로니카인들에게 보낸 첫 번째 편지의 5장의 내용을 테제 공동체의 찬미가와 함께 시작한 오늘, 다시 한번 여러분과 함께 찬미 노래를 부르며 마무리 짓고 싶습니다.

‘항상 주님께 감사하며 항상 기뻐하라. 두렴 없이 기다리며 오시는 주님 찬양하라.
오시는 주님 찬양하라.’

‘항상 주님께’라는 이 노래는 따라 부르기가 참 쉽습니다. 이 노래에는 예수님의 다시 오심을 생각하며 우리 모두 느끼는 기쁨과 희망이 잘 담겨 있습니다. 언제 예수님께서 다시 오실지는 아무도 모릅니다. 하지만 그날이 오면 구원을 우리에게 가져다 주시리라는 것은 압니다.
“우리도 그분처럼 되리라는 것은 알고 있습니다. 그분을 있는 그대로 뵙게 될 것이기 때문입니다.”(1요한 3,2). 더 이상 죄와 유혹은 사라지고, 우리는 하느님 아버지의 사랑으로 완전하게 변화된 새 사람으로 될 것입니다.

이 얼마나 가슴 벅찬 모습입니까? 하지만 우리 일상의 나날들을 돌아보면 이는 얼마나 멀고 먼 일처럼 느껴지기도 합니다. 우리의 현재의 삶이 흐릿한 거울을 통해서 어렴풋하게 보는 것과 같다고 하신 사도 바오로의 말씀이 좀더 어울릴듯합니다.

우리 앞에 놓인 영광의 모습이 잠깐씩 보이고 느껴지지만, 그것을 좀더 선명하게 보며 살아갔으면 좋으련만…, 우리를 기다리는 “영광과 은총”이 지닌 의미를 우리가 좀 더 잘 이해한다면 예수님께서 다시 오실 때, 특히 악의 유혹이나 도전에 부딪혔을 때, 우리의 구원을 이루어 나가는 데 훨씬 더 도움이 되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평화의 하느님께서 친히 여러분을 완전히 거룩하게 해 주시기를 빕니다. 또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께서 재림하실 때까지 여러분의 영과 혼과 몸을 온전하고 흠 없이 지켜 주시기를 빕니다. 여러분을 부르시는 분은 성실하신 분이십니다. 그러니 그렇게 해 주실 것입니다.”(1테살 5,23-24)

2014년10월11일, 후원회미사, 김형석 마태오 신부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