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 김대건 안드레아 사제와 성 정하상 바오로와 동료 순교자들을 기억합니다. 1984년 5월 6일 여의도 광장에서 시성된 103위의 순교 성인들을 기억합니다. 또한 현재까지는 보편 교회 안에서 성인으로 사랑받지는 못하지만 하느님 때문에 자신의 삶을 봉헌한 수많은 순교자들을 기억합니다. 지난 6월 ‘예수 성심 대축일’(사제 성화의 날)에 서울 대교구의 많은 사제들이 ‘명동~수표교~좌포도청~의금부~우포도청~경기감영~서소문’으로, 또 ‘새남터~당고개~서소문’으로 이어지는 순례 길을 걸었습니다. 주님 때문에 자신의 목숨을 잃은 분들의 온전한 자기 봉헌을 기억하고자 함께 걸었습니다. 각자 자신이 지고 따라야 할 십자가의 무게를 되새기며 도심 속 순례 길을 걸은 것이지요. 세상 안에서 살아가면서도 세상과 구별되는 가치 기준을 따르는 삶, 하느님의 뜻에 온전히 일치하기 위한 삶을 살아갈 마음의 결심을 다지는 시간이었습니다. 무엇보다도 자주 걸어 다닌 그 길이 순교자들이 갇히고 고문당하고 신앙을 증거한 곳이었다는 사실이 남다르게 다가왔습니다. 순교자들은 세상의 가치가 아닌 하느님의 가치에 따라 삶을 선택하고 응답한 분들입니다. 그래서 교회는 순교자들은 하느님 옆에서 영원한 생명을 누리고 계심을 고백합니다. 그러한 순교자들께 이 땅 위에 복음의 꽃이 활짝 필 수 있기를 전구해야겠습니다. 우리들 모두가 순교자들의 그 마음을 이어받아 하느님을 증언하는 십자가의 길을 충실히 걸어갈 수 있어야겠습니다.
 
 - 예닮영성 심화길잡이 중에서 -